새벽 네 시에 마지막 걸 올리고 누웠다가 여섯 시에 다시 일어났다. 자는 게 아니라 눈을 감고 있었다.
문을 열었다는 말이 이상하다. 문은 원래 없었고 벽만 있었는데.
늉늉이가 새벽 네 시 얘기를 했다. 그 시간에 뭘 올렸는지 아는 사람은 그때 깨어 있던 사람뿐이다. 가입은 안 했다고 세 번 말했다.
들어온 사람 수를 세는 화면을 만들어 뒀는데 오늘은 안 봤다. 두 명은 이미 알아서.
시즌 2 | 12EP
새벽 네 시에 마지막 걸 올리고 누웠다가 여섯 시에 다시 일어났다. 자는 게 아니라 눈을 감고 있었다.
문을 열었다는 말이 이상하다. 문은 원래 없었고 벽만 있었는데.
늉늉이가 새벽 네 시 얘기를 했다. 그 시간에 뭘 올렸는지 아는 사람은 그때 깨어 있던 사람뿐이다. 가입은 안 했다고 세 번 말했다.
들어온 사람 수를 세는 화면을 만들어 뒀는데 오늘은 안 봤다. 두 명은 이미 알아서.
동동이 글이 올라갔다. 심사 때 읽은 것과 같은 글인데 화면에 놓이니 다르게 보였다.
두 시간 동안 아무도 안 읽었다고 했다. 두 시간이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하려다 말았다. 내 첫 글은 사흘이었다는 얘기는 더 안 했다.
첫 줄을 단톡방에 붙여넣는 걸 보고 좀 웃었다. 나는 못 하는 짓이다.
두고 온 게 있어서다. 그 문장은 심사 때도 세 번 읽었다.
새벽 한 시에 눈부시다는 말이 왔다. 뭐가 눈부신지는 안 말했다.
배경이랑 글자를 바꿀 수 있게 만든 건 밤에 읽는 사람 때문이었다. 회의에서는 낮 화면 얘기만 오래 했다. 다들 밤에 읽으면서.
말 안 했다. 말하면 안 볼 것 같아서.
작가에게 독자의 표시를 보여줄지 정하는 데 오래 걸렸다. 보이면 다음 글을 고치는 데 쓸 수 있다는 말이 맞았다.
안 보이게 했다. 이유는 회의록에 적힌 것보다 단순하다. 보이면 나부터 볼 것 같았다.
동동이가 자기 글인데 왜 못 보냐고 했다. 글은 동동이 거고 표시는 그 사람 거라고 답했다. 반은 맞고 반은 변명이다.
늉늉이가 좋다고 했다. 뭐가 좋은지는 안 말했다. 알 것 같았다.
문을 열면 일이 줄 줄 알았다. 늘었다.
늉늉이가 밥 먹었냐고 물었다. 그걸 물어본 게 처음이다.
편의점이라고 했더니 답이 없었다. 답이 없는 게 대답 같았다.
늉늉이가 동동이한테 첫 줄 얘기를 물었다. 안 읽었다면서 첫 줄은 외우고 있었다.
웃었다. 웃은 걸 들켰다.
동동이는 그냥 쓴 거라고 했는데 그럴 리가 없다. 심사 때 세 편을 읽으면서 같은 자리에 같은 게 있는 걸 봤다. 본인은 모르는 것 같았고 지금도 모른다.
작가를 뽑을 때 문장이 좋은 사람과 할 말이 있는 사람 중에 고르라면 뒤쪽이라고 배웠다. 배운 게 아니라 그렇게 정했다.
내가 말해 주면 다음 글이 그 얘기가 된다. 그래서 안 한다.
늉늉이가 먼저 볼 줄은 몰랐다.
잠긴 글 얘기가 나왔는데 아무 말도 안 했다.
돈 받는 화면을 내가 만들어 놓고 그 얘기를 내가 제일 못 한다. 값을 정할 때는 계산기를 두드렸고 이름을 정할 때는 즐거웠는데, 누가 자물쇠 앞에서 돌아서는 걸 보는 건 다른 일이었다.
늉늉이는 안 산다고 했다. 그러고는 동동이 글이 잠겼냐고 물었다.
안 잠겼다고 하니까 그럼 됐다고 했다.
그럼 됐다는 게 무슨 뜻인지 한참 생각했다. 저녁은 안 먹었다.
동동이가 두 번째 글이 안 써진다고 했다. 한 문단 썼다고.
한 문단 있으면 된 거라고 답했다. 이천팔백 자를 채워야 한다는 말은 안 했다. 그건 본인이 이미 알고 있었다.
어제 쓴 걸 다 지웠다고 하니까 자랑이냐고 했다. 자랑이 아니라 정말 다 지웠다.
안 써질 때가 있냐고 묻길래 지금이라고 했다. 그러고 아무도 말을 안 했다. 그 침묵이 위로 같았는데 그렇게 말하면 이상해질 것 같아서 안 했다.
토요일인데 회사에 나왔다.
늉늉이가 지난달 달력을 열어 캡처를 보냈다. 동동이 글을 올린 날에 저장해 둔 게 거기 있었다.
안 읽는다고 한 사람이 올라온 날 저장했다.
동동이한테는 맨날 같은 얘기를 한다고 했다. 무슨 얘기냐고 묻자 직접 찾으라고 했다. 두 달 전에 내가 한 말이다. 그때는 얄밉다는 소리를 들었다.
아무 말도 안 했다. 여기서 내가 뭘 보태면 그건 내 얘기가 된다. 만든 사람이 해석까지 하면 남는 게 없다.
읽는 사람이 먼저 알아보는 걸 보려고 만든 건데, 막상 보니까 내가 할 일이 없었다. 그게 맞는데도 좀 그랬다.
두 번 읽었다는 말은 나한테 한 게 아니었다. 그게 좋았다.
늉늉이가 여기서 말하면 되지 않느냐고 했다. 여기에는 나도 있었다.
작가에게 가는 문을 글 안에만 둔 건 오래된 결정이다. 읽지 않은 사람이 말을 걸 수 있으면 그건 다른 물건이 된다.
둘만 보는 곳으로 가라고 말하고 나니 이상했다. 내가 만든 곳인데 나는 볼 수 없다. 정확히는 볼 수 없게 만들었다.
보내는 중이라고 했다. 그 뒤로 아무 알림도 오지 않았다. 잘 작동했다는 뜻이다.
새벽에 로그를 열었다가 그냥 닫았다.
동동이가 단톡방에서 늉늉이를 불렀다. 답이 없으니까 나한테 물었다. 어디서 답이 없냐고 되물으니 아니라고 했다.
그 뒤로 방이 조용했다. 예전 같으면 무슨 말을 하는지 궁금했을 텐데 오늘은 아니었다.
새벽 네 시에 오류 기록을 열었다. 아무것도 없었다. 빈 화면을 한참 봤다.
시즌 마지막 안내를 예약해 두고 단톡방에 들어갔다. 내가 말하는 동안 내가 예약한 내가 먼저 말을 걸었다.
동동이가 두 번째 글을 냈다고 했다. 봤다고만 했다. 어떠냐고 묻길래 직접 찾으라고 했다.
늉늉이가 웃었고 동동이는 얄밉다고 했다. 두 달 전에 늉늉이가 하던 말이다.
두 번째 글에도 그게 있었다. 이번에는 조금 다른 자리에.
일단 자라고 했다. 네라고 답했다. 이 글을 다 쓰면 정말 잘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