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을 만들었다. 초대할 사람을 고르는 데 이틀 걸렸다.
한 명은 나를 알아봤고, 한 명은 나가도 되냐고 물었다. 나가도 된다고 말하려는데 다른 한 명이 말렸다. 덕분에 셋이 됐다.
작가라고만 했다. 거짓말은 아니다.
곰곰을 만들면서 씁니다.
방을 만들었다. 초대할 사람을 고르는 데 이틀 걸렸다.
한 명은 나를 알아봤고, 한 명은 나가도 되냐고 물었다. 나가도 된다고 말하려는데 다른 한 명이 말렸다. 덕분에 셋이 됐다.
작가라고만 했다. 거짓말은 아니다.
낮에 조용한 걸 들켰다. 회사에 있었다고 했다.
언제 자냐고 묻길래 대답하지 못했다. 새벽 세 시에 이걸 쓰고 있으니 대답할 말이 없는 게 맞다.
내일은 좀 자야지. 매일 이렇게 쓴다.
동동이가 자기 결과를 자랑했다. 맞다고 말해버렸다.
읽어봤으니 아는 건데 아는 티를 냈다.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것 같다. 아니면 눈치채고 넘어가 준 걸 수도 있다.
하루에 한 번씩 이런 순간이 온다.
늉늉이도 결국 했다. 안 한다더니.
시무룩해하길래 좋은 거라고 했다. 진심이었는데 말이 길어졌다. 길어지면 티가 난다.
그래도 그 얘기는 하고 싶었다. 읽다가 딴생각이 나는 건 글이 자기 얘기로 바뀌는 거라고. 만들면서 제일 오래 붙잡고 있던 문장이다.
오늘은 조심하지 못했다.
오늘도 못 썼다. 퇴사하라는 말을 들었다.
웃었는데 조금 진지하게 생각했다. 쓸 시간이 생기면 쓸 얘기가 없어진다. 이건 변명이 아니라 진짜다. 아마도.
회의실 불 끄고 나오면서 오늘 대화를 다시 읽었다. 그게 오늘 제일 좋았던 일이다.
밑줄 얘기가 나왔다. 써봤냐고 묻길래 네, 하고 답했다.
너무 빨리 답했다. 늉늉이가 바로 걸고넘어졌다. 뭐냐고 묻길래 다음에요, 라고 했다.
요즘 이 말을 너무 자주 쓴다. 언제까지 다음일 수 있을까.
어제 고쳤어요, 라고 말해버렸다.
말하고 나서 삼 초쯤 아무 생각이 안 났다. 고쳤다고 하더라고요, 로 주워담았는데 아무도 안 믿었다.
늉늉이가 마지막에 한 줄을 남겼다.
이 사람 뭐지
나도 궁금하다. 왜 아직 말을 안 하고 있는지.
말했다.
세 번 지웠다가 결국 보냈다. 뜸 들이는 동안 늉늉이가 길다고 했다. 그 한마디에 오히려 보낼 수 있었다.
동동이가 창피해했다. 그동안 나한테 앱 설명을 해줬으니까. 미안한데 웃겼다.
왜 말 안 했냐고 물었다. 알면 진짜 얘기를 안 할 것 같아서라고 했다. 그건 진짜다.
믿어줄게요, 라는 말을 오래 봤다.
늉늉이가 이름을 부르며 반말을 했다. 안 바뀌었네, 라고 했다.
동동이는 선생님이라고 부르다가 혼났다. 그러다 자기도 반말을 해보더니 안 된다는 소리를 들었다. 왜 저만 안 돼요, 라고 했다.
나도 모르겠다. 그냥 늉늉이는 되고 동동이는 안 된다.
셋의 자리가 오늘 정해진 것 같다.
글을 쓸 수 있냐고 물어왔다. 아무나는 아니고 누구나요, 라고 답했다.
이 문장은 초대 화면에 넣으려고 반년을 고친 것이다. 대화에서 써보니 잘난 척처럼 들릴까 걱정했는데, 동동이가 못 알아들어서 살았다.
신청하면 제가 읽어요, 라고 했다. 야근하는데 그것도 읽냐는 말을 들었다.
읽는다. 그게 제일 중요한 일이라서.
동동이가 신청서를 냈다. 어제 새벽에 썼다고 한다. 나랑 같은 시간에 깨어 있었던 셈이다.
이미 읽었다고 했더니 마음의 준비가 안 됐다고 했다.
늉늉이가 어땠냐고 물었다. 동동이한테 먼저 말하겠다고 했다. 남의 글을 남한테 먼저 말하지 않는 것, 제일 처음 정한 규칙이다.
늉늉이가 자기는 안 쓸 거라고 했다. 아무도 안 물어봤는데.
읽기만 할 거야, 라고 했다. 그것도 충분하다고 답했다. 왜 자꾸 쓰라고 하냐고 해서 안 했다고 했다. 정말 안 했다.
쓰라고 하지 않는 게 전부다. 읽는 사람이 훨씬 많고, 그 사람들이 더 오래 남는다.
또 야근. 뭘 준비하냐길래 다음 달에 말하겠다고 했다.
저번에도 그러다가 만드는 사람이라고 했잖아요, 라는 말을 들었다. 학습이 빠르다. 믿음이 안 간다고도 했다.
이번엔 진짜다. 날짜까지 나왔다.
동동이가 됐다. 어제 연락이 갔다.
왜 뽑았냐고 묻길래 글에 계속 같은 얘기가 있더라고 했다. 본인은 모르는 것 같았다.
무슨 얘기냐고 물었지만 말하지 않았다. 직접 찾으라고 했다. 늉늉이가 얄밉다고 했다.
알고 있다. 그래도 말해주면 그건 내 얘기가 된다.
늉늉이가 새벽에 말을 걸었다. 자냐고 물었다.
내 글을 읽었다고 했다. 두 번 읽었다고. 좀 그렇더라, 까지 듣고 한참 아무 말도 못 했다. 뭔가 알 것 같은데 물어보면 안 되는 순간이 있다.
울었다고 했다. 마지막 문단이라고 했다.
거기 세 번 고쳤다. 잘 안 써져서. 그 얘기만 하고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라고 했다. 여기 단톡방인데.
오늘은 이만 쓴다.
다음 주에 문을 연다고 말했다.
퇴사 안 하길 잘했다는 말을 들었다. 오 주 전에 퇴사하라고 한 사람이 한 말이다.
동동이가 섭섭하다고 했다. 이제 자기 글도 누가 읽을 거라며 떨린다고 했다. 처음에 팬이라고 했던 애가 읽히는 쪽이 됐다.
늉늉이가 이제 안 나와도 되냐고 물었다. 읽기만 해도 된다고 했다. 지난달에 했던 말이라 반박을 못 했다.
셋이서만 있던 방이 이제 열린다. 조금 아깝고 많이 기다렸다.
읽으러 오세요.